앞서 문재인 정부 시기의 감사원은 2018년 2월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비리점검> 감사를 통해 주로 한전 직원의 금품수수, 부당업무처리 등을 적발했다. 대부분 2014~2016년 동안, 즉 박근혜 정부 시절 태양광 사업 비리를 적발하기 위한 감사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번 윤석열 정부의 감사원 역시 당연히 문재인 정부 시절의 태양광 비리를 찾아내기 위해 2022년 9~12월, 2023년 1~2월까지 거의 6개월간 자료수집과 감사활동을 벌였고, 감사결과를 정리하고 있는 와중에도 언론에도 기사를 흘리는 등 언론과도 비슷한 논조를 유지하면서 이번 11월 14일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2023년 4월 기사.
2023년 11월 감사 결과 발표 기사.
신재생 사업에 대한 희망?
언론에서는 한전 직원이 태양광으로 부당 돈벌이가 여전하다, 그리고 전 정부의 권력형 태양광 비리가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 와 비슷한 논조로 신재생 사업은 마치 이제 죽었다는 식의 기사를 많이 내보냈다. 그런데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를 읽다 보니 신재생 사업에 대한 일말의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이번 감사는 신재생 사업 목표 수립과 이행의 적정성, 신재생 사업 인프라 구축의 적정성, 신재생 사업 관리의 적정성 등 총 3가지 분야를 다뤘다. 언론 헤드라인에는 마지막 사업 관리 분야에 있어서 드러난 비리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는데, 중요한 부분은 신재생 사업 인프라 구축 분야에 대해 감사원이 산업부와 한전에 주문한 사항이다.
"신재생 인프라를 제때 확대하지 않은게 문제다"
사업 인프라 분야의 감사 문제점은 총 3가지로서,
- 1) 지역별·시기별 신재생에너지 보급 전망 등을 통한 선제적인 계통보강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전력계통 안정성 및 전기품질 저하 우려
- 2) 백업설비 필요용량 부족산정 등 계획 부실로 신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에 차질 우려
- 3) 현행 규제나 최신의 업데이트된 자료를 반영하지 않는 등 비합리적으로 산정된 입지잠재량을 정책 등에 활용하면서 잠재량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 노력은 미흡
한 마디로, 신재생을 대폭 확대하려면 송변전설비에 대해 적시에 투자했어야지 왜 하지 않았느냐, 또 입지잠재량을 왜 불합리하게 확대하여 발표해 놓고 이격거리 규제 등은 손보지 않았느냐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감사원 주문사항 : "신재생 인프라 구축하라"
-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전력공급에 활용하지 못하거나 전력계통 안정성이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송변전설비 계획 수립 및 이행 업무를 철저히 하는 한편, 지역별·시기별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설치 규모를 전망하는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필요한 송변전설비 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후 송변전설비 보강사업을 적기에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통보)"
-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필요한 백업설비 용량을 확보하지 못하여 계통 안정성이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예방정비 및 고장정지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적정 용량의 백업설비를 적기에 확충하도록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제주지역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과잉 발전으로 전력계통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백업설비 확충계획을 지연 수립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적정 용량의 백업설비를 적기에 확충할 수 있게 관련 계획을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통보)"
-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관련 연구기관으로 하여금 전문가 논의 등을 거쳐 현행 이격거리 규제나 최신의 자료 등을 반영하여 입지잠재량을 합리적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태양광 보급목표 달성을 위해 잠재량 확보가 필요한 경우 관련기관과 협의 등을 통하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통보)"
* 주석 : 언론, 관련 단체, 연구기관 등에서는 주민참여형 사업, 계획입지제도 등 주민수용성을 높이는 사업모델과 연계하여 지자체 이격거리 규제의 예외 적용대상을 확대하거나 산업단지 내 유휴부지나 건물 지붕·벽면 등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음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정부와 언론에서도 이번 감사 결과에 대응하여 아래와 같은 기사를 내놓았다. 한전 대신 정부가 송배전망을 깐다는 것이다. 물론 수도권 데이터센터 등에 전기를 대는 게 어려워지니 나온 반응이긴 하지만 신재생도 어부지리를 잡을 수 있는 격이 되었다.
과연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데 이번 감사보고서 정말 정리 잘했더라. 마치 신재생 까려다가 신재생에 찬성하게 된 학생 느낌? 페이지수가 많지만 천천히 정독해보면 신재생 관련 지식에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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