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잡생각

풍력발전기 없애고 석탄광산 확대하는 독일? 팩트체크.

solar advisor 2023. 10. 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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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전기신문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후선도국마저 화석연료 회귀…탄소중립 ‘속도조절론’ 부상 - 전기신문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국제사회의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진 것 등이 그 배경 중 하

www.electimes.com

주요 내용은 영국이나 독일 등도 에너지안보 위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대신 석탄발전 등 기존 에너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때문에 그럴 만도 하죠. 그런데 아래와 같은 문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독일 역시 에너지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지역 석탄 광산 부지 개발을 위해 기존 풍력 발전소 7기를 철거할 예정이다."

 

그래서 관련 기사 원문을 찾아 정말 그런 내용인지 체크를 해보았습니다.

 

원문 체크

 

영국 가디언지는 2022년 10월 26일 아래와 같은 기사를 실었습니다.

 

 

Stop dismantling German windfarm to expand coalmine, say authorities

Activists say deconstruction of Keyenberg turbines undermines government’s climate pledge

www.theguardian.com

Garzweiler 마을 주변의 광산에서 약 0.5마일 떨어진 2001년 개발된 8개 터빈 8MW 규모의 Keyenberg 풍력발전소를 철거하고 석탄광산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미 운영된지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없고, 2001년 당시 계약에 따라 철거할 운명이었다는 겁니다.

 

국가 차원에서 발전기를 철거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한전 격에 해당하는 RWE라는 전력회사가 추진하는 내용입니다. 독일에는 광역별로 E.ON, RWE, Vattenfall, EnBW라는 4개 전력회사가 있고, 지역별로도 수많은 소매 회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전력시스템 차이 비교는 다른 포스팅에서 해볼게요.

 

최근 상업화된 풍력발전기 터빈 용량은 10MW 이상으로 알고 있는데, 이 발전소는 터빈 용량도 각각 1MW로 용량도 낮고 세월이 지나 효율이 저하되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해당 지방정부나 활동가들은 풍력발전기 해체를 반대했다고 하네요.

 

발전기 부품을 교체해서 성능을 좋게 하는 것을 리파워링(re-powering)이라고 하는데요. 해당 발전소도 터빈 용량을 크게 해서 리파워링 하기보다는 석탄광산을 새로 개발하는 것을 선택했네요. 그것이 유럽의 현재 상황에도 맞고 또 터빈용량을 키우려면 주변 제반 여건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맞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에서 가스를 못 끌어오다 보니 탄소배출 여부를 떠나 현시점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재생에너지보다는 싼 석탄을 RWE사에서는 다시 쓰겠다는 겁니다. 이런 경향이 독일 전체의 경향인지는 자료를 봐야 합니다만 전기신문 기사에는 독일 전체의 경향인 것처럼 쓰였고요. 또 기사상의 풍력발전기 효율이나 현재 상업화된 풍력발전기 효율 비교도 없고, 계약에 의한 철거와 같은 배경설명도 없었지요. 이러면 독자들이 '아, 독일 같은 나라도 재생에너지를 포기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버립니다.

 

독일은 에너지전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참고할만한 지점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진실을 두세줄로 호도하는 기사는 없어야겠죠?

 

결론

해당 풍력발전기는 20년 이상 운영하고 계약에 따라 철거될 운명이었던 것이지, 에너지안보 위기 때문에 잘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를 해체하는 것은 아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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