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잡생각

태양광 발전소 시공 비용 잡설

solar advisor 2023. 11. 9.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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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에는 99킬로와트 태양광 발전소 시공 비용은 계통연계비용을 포함하여 약 250만 원/kW 수준이었다. 그리고 매출 정산은 SMP 약 100원/kWh, REC 약 150~200원/kWh였다. 하지만 그때는 비즈니스모델이나 성공사례가 많지 않았다. 그전까지 당시에 태양광으로 돈 좀 벌었다는 분들을 보면, 2002년 시행되고 2011년 일몰된 Feed In Tariff, 즉 "발전차액지원제도"로 15년, 20년 고정가격 계약을 하신 분들로 시공비용은 약 1,000만 원/kW에 육박했지만 매출구조는 전기가격을 약 350~600원/kWh 정도로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높은 가격으로 정산받았다(신규 진입은 일몰되었지만 그때까지 계약한 발전소는 지금도 법에 따라 정산받고 있다. 내년도 재생에너지 지원 예산이 하락한 원인 중 하나가 이런 발전소의 계약기간이 종료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산업 초기였기도 하고 시공비용도 높았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 대출을 풀로 받아서 사업을 하는 것이 제일 남는 장사였다.

 

태양광 사업의 최대 관건 : 모든 여정의 관리

그렇지만 지금은 금융비용도 높고, 매출구조도 단순하지 않다. 사업자가 직접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소형 발전소에 대한 고정가격매입 제도(한국형 FIT)가 일몰되었기 때문에 bidding에 참여해서 선정되지 않으면 REC는 그때그때 현물시장에 팔아야 한다. 그렇지만 수명이 20~30년 정도 되는 태양광 발전소 수명을 고려했을 때 목돈을 들여 최대한 긴 기간 동안 용돈 형태의 수익을 올리는 태양광 발전사업은 로또가 아닌 연금복권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공 기획 단계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여정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흔히 태양광은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그러면 태양광발전은 먼지 쌓인 패널로 보답한다. 그렇기에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시공하고, 또 최대한 낮은 이자를 조달해서 대출을 많이 받고, 최대한 높은 금액으로 매전 계약을 하고,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유지보수하고, 최대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이 사업 최대의 관건이다. 

 

내 부지에 상담을 받아 직접 시공사를 끼고 건설을 하는 직접시공이 있는 반면, 아파트 분양 방식처럼 하나의 시행사가 인접한 또는 떨어진 여러 부지를 직접 개발해 99킬로와트 단위로 분양을 하는 분양 방식도 많이 생겼다. 이래서 태양광 발전사업이 부동산 사업과 비슷하다고 하나 보다. 소비자에게는 편리하게 상품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이점이 있지만 이상하게 공동 개발을 하는데도 시공 비용이 낮지 않다. 200~250만 원/kW 이상으로 분양하는 업체도 많다. 물론 개인이 직접 시행을 할 때 수반되는 여러 리스크를 시행사가 직접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런 리스크를 안지 않고, 예를 들면 한전 선로 문제랄지, 민원 문제랄지 등등을 책임 있게 처리하지 않는 시행사 사례도 간혹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다. 태양광에 대한 이미지가 가뜩이나 안 좋은데 한 두 마리 미꾸라지 때문에 모든 물이 흐려진다.

 

AI를 활용한 태양광 사업의 미래

또 개인 부지를 갖지 못한 고객을 대상으로 일종의 조각투자나 협동조합 지분 참여 방식처럼, 하나의 시행사가 발전사업을 개발하여 거기에 투자할 여러 개인을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모집하기도 한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땅을 갖지 못한 개인도 발전사업에 참여하여 참여한 지분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그만큼 중간 모집 회사(발전사업자가 직접 고객을 모집하기 어려우므로 이런 형태의 회사는 보통 금융업의 형태를 띈다)가 수많은 개인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므로 그만큼 관리 비용, 즉 전체 시공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다. 그러면 재생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것이 더 요원해진다. 물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소를 개발할 수 있다면 그만큼의 비용을 낮출 수 있겠으나 아무래도 그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태양광 발전사업 중개업의 미래는 AI를 활용하여 민원 응대 등의 중개 비용을 최대한 낮추고, 역시 AI를 활용하여 발전사업 개발을 최대한 집약적이고 대규모로 하게 될 것이다.

 

AI가 알아서 해줌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 여부와 상관 없이 개인이 전체 태양광 사업 구조를 꿰뚫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어차피 탄소중립 등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로 재생에너지 개발이 필수가 되었고, 어떻게든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할 경우 AI가 일하는 방식을, AI를 부리는 업체가 일하는 방식을 알고 있어야 나에게 최대한의 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모두를 위한 에너지 : 태양에너지

태양광이 기존 에너지원보다 비싸다고 해서, 그거 전 정권 사업 아니냐고 해서, 중국 배 불려주기라고 해서, 태양광을 반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태양광발전은 개인이 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기업이나 글로벌 전력회사의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우리가 걱정할 부분은 탄소중립 이슈로 올라갈 전기요금인데, 태양광은 같은 전기를 만들어내는데 기존 전기요금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전력회사 전기를 쓰지 않고 직접 태양광 전기를 쓰는 것이 더 저렴해질 때가 올 것이다.

 

또 주요 공산품, 식품 등등 중국산이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 씁쓸하지만 태양광 모듈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희망적인 것은 외국산 셀을 가지고 한국에서 조립하면 한국산이라고 할 수 있는 원산지 표시 제도가 인정되었다는 점과 함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에 참여하기 위한 국내 태양광모듈 제조기업의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쓸데없는 정치색을 걷어내면 태양에너지는 모두에게 공평하고, 모두에게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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