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SMP 평균값은 육지 기준으로 킬로와트시당 136.075원, 2월은 117.3514원을 기록했습니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2월 평균기온이 작년보다 1.6도가량 올라간 탓에 난방 관련 전기제품 소비가 줄어든 것이 2월 SMP 하락에 한몫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까지 태양광 가격을 예측하는데 SMP를 찾아봐야 하지? SMP가 낮으면 발전소 수입도 줄어드는데, 반면 평년보다 기온은 올라간다면 좀 더 수입이 좋아야 하는 게 아닌가? 물론 발전량과 기온은 비례 관계가 아니지만 뭔가 손해 보는 느낌?
RPS 제도를 택해서 비롯된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어차피 재생에너지 인증서는 발급받아서 정산받으면 되니까요. 인증서의 존재를 떠나서 내가 생각한 재생에너지 전기의 가치를 SMP라는 유일한 기준으로 거래해야 한다는 점이 갸우뚱했던 거죠.
우리나라처럼 전기에너지의 '섬'인 나라에서 유일한 전력계통에 물려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리적으로 전력이 오고 가기 때문에 어떻게든 전기 값을 쳐주는 것이 맞는데 다른 화석연료 발전소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값을 쳐주는 것이 부당하다는 점은 많은 분들이 인지하고 계실 텐데요.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원화 이외에도 외화가 있는 것처럼, 전기도 국내 한정 SMP 이외에
- 국제 선물거래소의 원자재 값을 기준으로 거래한다거나,
- 전기 선물거래를 한다거나,
- 주식 ETF처럼 재생에너지 ETF 또는 화석연료 ETF 상품을 거래한다거나,
- 개인 간 전기 판매 거래를 한다거나,
- 중앙계통에 없는 곳이라면 자가용 전력생산 및 사용 증빙만 하면 별도의 프리이엄을 부여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거래 기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전기라는 재화를 대부분 공공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처럼 다양한 상품거래를 하지 않는 것뿐이죠. 당분간은 사회적 합의가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주도에서 전력 경매를 시범하고 있고, RE100 시장은 이미 열렸으며, 분산에너지법도 통과되는 등, 전기라는 재화에 비교적 다양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었다고 봅니다. 어쩌면 가상자산처럼 '와트코인'이라는 형태로 거래될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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